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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하나도 제대로 끓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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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06-02-08 09:12 조회3,4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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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텔 부처님나라 참선법문]2001년 11월



라면 하나도 제대로 끓여라



축서사 무여큰스님(2001년 11월 11일)



"큰스님, 죄송하지만 녹음기 좀 꽂아도 되겠습니까"
"음..."
"저희가 테잎을 만들어서 하나씩 가지거든요."
"음.. 별 얘기도 안할텐데... "
그래 녹음이 잘 되는가?
"예."
"아... 그래 어제 몇 시에 오셨던가?"
"8시 반에 한팀 오구요, 11시 반에 오구요."
진여정)"한 팀은 어디서 올라오고 한 팀은 어디서 와?"
진여정) "같은 팀인데요, 시간이 안 맞아서요."
큰스님) "아, 시간이... 그래 집에서 수행을 좀 하시는가?"
일동) "......"
큰스님) "얼마나 해요? 하루에 한 몇 시간 정도?"
진여정) "한시간 정도..."
큰스님) " 한 시간? 그럼 오전에, 오후에? 아침에?"
진여정) "아침에 좀 힘들어서 저녁에..."
큰스님) "음, 저녁에 하고? 어쨌든 늘 수행해가면서 그래 사세요."



수행해가면서 산다는 것은 정신 차리면서 산다는 거래요. 정신을 좀 바짝
차려서... 뭘 하더래도 좀 제대로 하는 그런 하루하루가 되도록 그냥 예사롭게 보통 살지 말고, 특별하게 살긴 좀 어려워요, 그러나 잘 산다, 좀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사셔야 돼요. 학생으로 말하면 특대생은 못되더라도 우등생 정도는 돼야 돼요. 우등생이 될 정도는 사셔야 돼요. 그래 안 살면 훗날 일생을 결산하면 조금도 남는 게 없을 거래요. 나름대로 뭐 살았으니까 그 나름대로 남는 게 있긴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부끄럽고 괴로운 일들일 거예요, 어쨌든 잘 산다, 남 보기에 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좀 열심히 산다 할 정도는 사셔야 돼요. 그럴려면 늘 기도하는 심정으로, 절에 와서 기도하는 그 심정으로 집에서도 사시는 거래요.


매사 일을 할 때도 그래야 돼요. 그래서 늘 좀 깨어 있는 삶, 좀 정신이
초롱초롱한 그런 마음, 늘 뭔가 할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그런 삶이 되도록,
남 뒤따라가고 보통 예사롭게 사는 그런 삶이 아니고 앞서가고 남보다 잘 하고 뛰어나고 그래서 스스로 생각해도 잘 산다 싶을 정도로 사셔야 될 거래요. 사실은 그것도 조금은 부족해요. 내가 하는 일은 뭐 타이피스트든 뭐든 내가 하는 일은 내가 제일이다, 나 이상이 없다 싶을 정도로 사실은 사셔야 돼요. 그것이 무슨 일이든지, 농사짓는 분도 농사에 한한 한 나 이상이 없다, 나보다 더 잘 짓는 분 나와 봐라 싶을 정도로, 비서를 하더래도 최상의 비서가 되도록 하는 거래요,사장의 마음에 쏙 들어가게. 그래서 비서이지만, 내가 없으면 사장 일이 잘 안될 정도로 최고 비서 노릇을 하는 거라. 비서같은 직업은, 보통 여성들은 그래 생각할거래요, 그거야 뭐 아무나 하는 거라고, 심부름하는 그거 누가 못하겠느냐고. 비서도 그런 게 아니래요. 비서도 아주 중요한 덕목이래요. 그래서 비서 노릇을 잘 함으로써 사장의 그 할 일이 제대로 되고 제대로 못 되고, 아주 중요해요. 그 역할이 아주 대단합니다. 가정주부래두요, 주부래도. 그냥 밥만 해주고 집안 보통 다스리는 그런 주부가 아니라, 똑 떨어지는 주부가 되는 거라.


그래서 애들이나 남편도, 하루만 없어도 어디 갔느냐고 막 찾아쌌고, 어딜 갈려고 하면 제발 가지 말라고 붙드는 정도가 되야 돼요. 하다못해 마당 쓰는 것도 그래요. 마당 저건 누구나 뭐 다 쓸 수 있지. 그러나 쓰는 방법이 있어요. 쓸어도 제대로 쓸면, 아무개가 쓸었다 하면, 쓰는 것 보면 다를 정도로요. 무슨 일이든지 내가 하는 분야는 좀 잘해야 돼요, 잘 해도 아주 좀 특별해야 돼요. 그래서 마당 쓰는 데는 내가 세계 제일이다 싶을 정도로요. 청소하는 데는 나 이상이 없다, 가장 하찮은 일이래도 하기에 따라서 엄청난 그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


라면을 끓이더래도 그래요. 그냥 물 붓고 대충 끓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라면도 잘 끓일 수 있잖아요, 잘 끓일 수 있어요. 라면 봉지에 어떻게 어떻게 끓인다 설명서가 있지, 설명서대로 끓이는 정도 같으면 그건 잘 끓이는 사람 아니래요. 설명서보다 더 특별하게 끓여야 돼요. 라면 몇 번만 끓여보면
설명서보다도 더 잘 끓일 수있어요. 그래서 라면도 입에 넣으면 정말 그냥 막 넘어갈 정도로 끓이는 거라. 그렇게 끓인 라면하고 대충 끓여서 그저 먹을려면 먹고 말려면 말라는 식으로 내놓는 라면하고는 훨씬 달라요.


남편 노릇하는 것도 그래요. 제대로 하는 거래요. 그래서 집에서 감히 권태증을 안 느낄 정도로 하는 거래요. 보통 같이 살다가 보면 몇 년만 되면 권태증이 온다고 하대요. 권태증을 안 느낄 정도로 사는 거래요. 여성도 그래요, 주부도 그래요. 그냥 있으나 마나 한 그런 주부가 아니라 없으면 안될 주부가 돼야 돼요. 그래서 아무개 아니면 살림 안될 정도로 주부 노릇을 하는 기라요. 있으나 마나 한 주부는 남편이 이내 권태증을 느낄 거래요. 바람 피우기 쉽고. 제대로 똑 떨어지게 하면 이 남편이 바람피우라고 해도 아마 안 피울 거예요. 집안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해도 안 가질 수가 없어요. 그렇게 잘 살고 똑 떨어진 주부 같으면, 그런 주부, 그런 아내, 그런 집사람을 왜 위하지 않겠어요. 또 회사가, 일 마치자마자 바로 오고요. 뭐 늦게 술 자시고 오라고 해도 오지 않을 거예요. 집이 더 좋으니까. 그야말로 즐거운 나의 집이 되니까. 어쨌든 내가 하는 분야는 내가 제일이다. 서울 시내에서 나 이상있느냐 싶을 정도로 사시는 거래요. 그래 살면 같은 70, 80생이라도 그 내용은 그 값어치는 훨씬 달라요.


이 선가(禪家)에서는 참으로 제대로 사는 것을, 화두가 되는 상태가 돼야 진정한 삶이라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화두가 안 되는 상태 같으면 죽은 몸이나 다름이 없다는 거예요. 참으로 진리를 좀 느끼고 사는 것하고 그냥 보통 사는 것하고는 천양지차예요. 그래서 진리를 느껴 보지 못하고 막연하게 보통 사는 사람은 살아도 헛 산다는 거래요. 70, 80생에 나름대로 외형적으로갖추고 잘 산다고 하지만 참으로 진솔한 인생은 못된다는 거래요. 그 인생이 돼야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참으로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가 있어요.


도(道)의 경지에 안 들어가면 살아도 헛 산다는 거래요. 그 도의 경지를 맛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사실은 극히 짧은 시간이래요, 그것도 아주 공부 잘하는 스님들에 한해서. 그 외에 대다수는 수많은 대중이 다 사실은 변죽만 울리고 있는 셈이래요, 울리고 있는. 즉 알맹이는 전혀 맛보질 않고 그냥 흉내만 내다가 그림자처럼 메아리처럼 살다가 가는 것이 보통 인생이라는 거래요. 거기까지는 너무 대단하고, 그렇게까지는 혹 못사시더래도 어쨌든 외형적인 것이나마 보통의 삶이나마 그렇게 알뜰하고 지극하게 살다가 보면 참으로 어떤 것이 잘 사는 길이다, 어떻게 살아야 만족하고 훗날 후회스럽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느껴져요.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잘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은 못 느껴요.


그냥 보통 술 취한 듯이 그저 미친 듯이 아니면 정신 나간 사람 비슷하게 그렇게 비틀거리다가 괴로워하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래요. 그래서 늘 수행하는 마음으로 사시라는 거래요. 수행한 마음이란 깨어있는 마음이라, 즉 제 정신 바짝차리고 제대로 사는 그런 삶이래요. 제 정신 차린다는 것은 최선을 다하듯이 열심히 좀 지극하게 사는 걸 말해요. 그냥 예사롭게 사는 게 아녜요. 그렇게 열심히 살고 애쓰는 사람하고 그냥 보통 사는 사람하고는 훨씬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같은 하루를 살더래도 어떤 경우는 천양지차를 느낄 수도 있어요. 친구하고 사이도 그렇잖아요. 결혼한 분은 부부지간의 그 정을 생각하면 더 느낄 거예요. 그냥 만나도 되고 안 만나도 되는 그런 친구들은 만날 필요가 없어, 사실은. 시간만 허비해요. 결혼 생활도 그래요. 미적지근한 그런 결혼생활은 사실 안 하기만 못한 그런 경우가 있을 거예요, 더 많을 거예요. 친구도, 만나면 잠시도 떨어질 수 없는, 아주 깨가 쏟아지듯이 반가운 분 있죠. 부부지간도 그렇고. 어쨌든 그렇게 좀 아주 깊게 심도있게 그래 사는 분하고 그냥 평범하게 사는 분하고 아주 차이가 많은 것을 아마 여러분 많이 느꼈을 거래요. 또 실제 그렇게 사시고 있을지 몰라요. 어쨌든 아주 제대로 살아요, 제대로. 그런 뒷받침을, 늘 기도로써 뒷받침하라는 거래요. 기도를 열심히 하고 애쓰고 좀 정신 좀 바짝 차려서.


남보다 좀 더 깨어있는, 팔팔한, 정말 생기있는 그런 정신으로 사는 거래요.
그래서 같은 일을 하더래도 더 능률이 오르고 더 효과가 있도록. 그러면서 늘 좀 거룩한 모습으로 사시고, 거룩한 모습으로. 그냥 평범하게 행동하지 말아요. 말이나 조그만 행동까지도 그래요. 말도 아주 제대로 해요, 제대로, 그냥 막 한다든가, 허황된 그런 말이라던가 거짓말이라든가 필요없는 말 그런 말은 아예 담지 말고 할 때는 제대로 똑 떨어지게, 정말 꼭 해야 될 말, 남에게 반드시 유익하고 좀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말이면 더 좋고요, 그래서 아주 가려 하는 거래요. 말을 했다 하면 금언이 나올 정도가 되면 다행스럽고 그렇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말, 안 해서는 안될 말 그런 말만 하는 거래요 행동도 아주 거룩하게, 거룩하게. 거룩한 것이란, 어질어야 돼요, 어질어야 돼요. 남들이 봐가지고 따라오기가 조금 어려운 그런 때가 많지. 어질다는 것은 첫째는 좀 자비해야 되고.


마음 씀씀이도 자비해야 되겠지만 행동 자체가 좀 자비한 그런 행동. 자비한 행동이란 큰 사랑을 베푸는 즉 남을 위하고 남을 도와주고 자기가 좀 희생돼도 자기가 좀 괴롭더래도 봉사하고. 넓고 큰 그런 행동을 하고. 그래서 그걸 흔히 보살행이다 하는데, 불자로서 할 수 있는 그런 넓고 큰 즉 관세음보살이나 부처님같은 그런 행동들이래요. 관세음보살은 시방중생들을 늘 할머니가 손자들을 사랑하듯이 할아버지가 손녀를 귀여워하듯이 그렇게 귀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분이 관세음보살이래요. 그 무슨 댓가를 받으면서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래요.


무조건 주듯이 하는 거래요. 조금도 댓가성이 없어요. 그런 그 사랑을 베풀어요. 그것을 많은 중생에게 그런 사랑을 베풀었는 거래요. 그런 사랑을 베풀면서 조금이래도 중생이 괴로워하고 어려워하고 눈물흘리는 그런 분 있으면, 자기의 육체일부라도 떼어줄 만한 그런 대단한 분이래요. 큰 사랑을 그렇게 어질게 베풀면 구고구난(求苦求難), 괴로움이나 어려움까지도 다 구해줄 수 있는 그런 분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이래요. 그 분은 아주 능력이 대단한 분이래요. 천수천안(千手千眼)이라 눈이 천개고, 즉 눈이 천개라고 할 정도로 안목이 아주 넓은 분이래요. 손이 천개라고 할 정도로 아주 갖가지 수많은 방편을 구사했던 분이래요. 그 넓은 안목으로 그 수많은 방편을 구사해가면서 많은 중생을 자기를 희생해가면서 봉사해서 위해 주는 그런 분이 바로 관세음보살님이래요. 그러니까 그 분을 믿고 따르는 분이 얼마나 많이 있겠어요. 아침 저녁으로 관세음보살 부르는 분이 따지면 수십만 수백만이 될 거래요. 즉 그럴 정도로 아주 거룩하게 산 분이래요.


그런 맘을 늘 가지고 그런 행동으로 사시라는 거래요. 좀 넓게 좀 크게 아주
어질게 자비하게 남을 위해서는 자기의 육체까지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희생하고 봉사하는 그런 마음으로. 그래 사시면 복이 저절로 들어와요. 그래 사는 분은 베푸는 것 같지만 반드시 그 반대 급부가 있어요. 주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받게 돼 있어요. 받는 것을 바라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인과가 맺어진다는 거래요. 그럼으로써 참으로 살아가는데 더 큰 힘이 되고 더 대단한 그런 인간이 될 수 있는 기본틀이 확실하게 이제 갖추어지는 거래요. 어쨌든 늘 그렇게 좀 어질고 좀 크게 넓은 그런 사람이 될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시고 즉 자기하는 일도 열심히 하고 직장일도 아주 남보다 잘해야 되겠지만 자기 일만 잘해서는 안 되는 거래요. 좀 더 큰 사람이 되고 큰 그릇이 되야 돼요. 그래서 훗날 많은 중생에게 좀 베풀고 지도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될라면 그렇게 어쨌든 어질게 좀 거룩하게 사셔야 돼요. 그런 것이 늘 갖추어 질려고 노력하고 좀 애를 쓰시고, 기도하고 축원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하겠노라 그렇게 하도록 해주십시오 하는 그런 지극한 가피를 입을 수 있고, 그 의지가 아주 굳고 좀 충천할 수 있는 자신이 되도록 아주
간절한 그런 기도를 하세요.


어쨌든 그래 사시면서 어제보다는 오늘이 분명히 좋은 하루가 되도록,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아야 되고. 하루 하루가 달라지고 좋아지도록. 매월 한번씩 오시면 지난 달보다는 금번달, 이번 달이 뭐가 나아도 나아야 돼요. 자기가 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이번 달보다는 내번 달이 나아야 되고 다음 달보다는 그 다음 달이 더 좋게요. 그것은 절에 와서도 그렇고 집에 가서도 그렇고 직장에서도 그렇고 친구를 만나서도 좀 달라질 수있도록, 그래서 한번 만난 친구는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그런 친구가 되도록, 어느 사람이 돼도 좀 인상에 남고 정말 좋은 그런 이미지를 풍길 수 있도록. 그래서 내가 절에 참 잘 온다, 내가 불자가 잘 됐다 그런 생각을 늘 가지면서 주변사람에게 안내하고 인도하고 더 나아가서 계도할 수 있는 그런 삶이 되면 뭐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어쨌든 불자가 된 것을 늘 다행스럽게 생각할 정도로 자신이 잘 살아가고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애를 쓰셔야 될 거래요. 이런 이야기는 처사님이나 보살님들한테는 조금 안 맞는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다 아는 이야기이고 또 잘 사실지도 몰라요. 그러나 다 알지만 사실은 그래 살기는 어려워요. 이런 이야기는 매일 들어도 아마 경책이 되고 나름대로 느끼는 점이 있을 거래요. 어쨌든 인생은 어떻게 사느냐 아주 중요합니다. 잘 살아야 돼요. 살아도 보통 살아선 안되고 좀 특별하게 살 정도가 되면 더 좋고, 그렇게까진 혹 안되더라도 우등생은 돼야 돼요. 인생의 우등생은 돼야 돼요. 우등생이 안 되면 스스로 자기 삶에 대해서 좀 심각한 그런 생각을 해도 좋을 거래요. 우등생이 된다, 우등생 정도로 못살면, 우등생이 돼도 좀 특별하게 살아도 마지막에는 눈이 안 감긴다는 거래요. 정말 눈을 자신있게 감는 분이 드물다는 거래요.


우리 스님들로 말하면 정진이 잘 돼서 수행이 잘 돼서 마지막까지 화두가 초롱초롱하고 염불이 되는 상태가 돼서 가는 그런 정도가 돼야 참으로 잘 산다고 해요. 그런 정도까지는 혹 못되더래도 어쨌든 자기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 주변사람에게 큰소리 탕 치면서 '나 가네, 잘 있게' 할 그런 정도는 사실은 돼야 돼요. 소크라테스가 사약을 받고 죽는데 사약을 받게 된 것을 아주 즐거워했다는 거래요, 사약을 받게 된 것을. 보통사람 같으면 사약 받게 되면 그 날 새파랗게 질릴 거래요. 사약받는다는 그 순간부터 제 정신이 아닌 그런 사람도 있을 거래요. 그만큼 죽음은 그런 거래요.


소크라테스는 사약받게 되니까 그렇게 기뻐했다는 거래요. 왜 기뻐했느냐, 그간 자기 나름대로 체험할 대로 거의 체험을 다했는 거래요. 그런데 죽음에 대해서는 체험을 못했는 기라, 그래서 죽음이 어떨까, 죽으면 어떻게 죽을까, 어떤 과정을 거칠까 늘 상상을 해봤지만 체험을 할 수는 없었던 거래요. 아 그런데 사약을 받게 되니까 죽음을 체험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워, 그래서 아주 기분 좋아했다는거래요. 그래 인제 사약을 받고는, 즉 약을 먹고는 아, 스스로 인제 느끼는 거라, 아, 약이 들어갔다, 위까지 도착했다, 아 뜨겨워진다, 상당히 아프다, 또 조금 뒤에는 아 손발이 마비가 온다, 손끝 발끝이 완전히 죽어지는구나, 무릎까지 죽어진다, 그런 식으로 중계차가 현장을 중계하듯이 자기의 그, 부분 부분을 자상하게 느끼면서 마지막으로 아 심장이 굳어진다, 하다가는 더 이야기를 못하고 가더라는 그런 기록이 있어요. 즉 소크라테스, 흔히 4대성인이라고 하잖아요.


성인이 된 이유가 바로 그런데 있는 거래요. 마지막까지 진리를 탐구하려고 애쓴 거래요, 마지막까지, 마지막까지. 죽는 순간까지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느껴보고 죽을려고 애쓰다가 간 분이 소크라테스래요. 그렇게 열심히 살고 당당하게 산 거래요, 그러니까 4대 성인이 됐을 거래요. 보통 사람은 그런 생각을 못해요.


아까 이야길했듯이 사약받게 됐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까무라치는 분이 있을 거래요. 그 뒤는 뭐 인사불성일 정도로 생활이 안되고 밥을 먹어도 밥이 안 넘어갈 거래요.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안 그래요. 마지막 까지 진리에 대한 지극한 생각을 가졌다가 탐구하는 자세로 가신 거래요. 사람은 어쨌든 그럴 정도로 좀 최선을 다하듯이 아주 지극하게 좀 남다르게 사셔야 생에 대한 깊은 그런 감정을 느낌을 가질 수가 있고요, 남다른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가 있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 스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수행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면 그 스님은 잘 못산 스님이다, 별 것 아니다, 대단찮다 그런 생각을 해요. 마지막 순간까지 참선하는 분은 화두가 없어지질 않아야 돼요. 숨 딱 떨어지는 순간까지 화두가 초롱초롱하다가 숨 떨어지자마자 그냥 고꾸라지는 거래요. 기도하는 분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가 없어지지 않는 기라. 그래야 잘 살았다, 큰 스님이다, 조사열반(祖師涅槃)이라고 해요. 옛날 조사 스님처럼 가셨다 해서 조사열반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 가셔야 조사열반이라고 해요. 어쨌든 열심히 사시고 절에 오는 보람을 느낄 정도로 서울에서, 여기저기서 축서사까지 오는 보람을 꼭 느낄 정도로 사세요, 꼭 느낄 정도로. 그래서 절에 오면 그 날부터 인생이 변해야 돼요, 인생이. 변해야 돼요, 무엇이 달라져도 달라져야 돼요. 그래서 궁극에는 근본적으로 큰 변화가 와서 부처님같은 훌륭한 위대한 분이 되셔야 돼요.


어쨌든 잘 사시라, 예사롭게 사시지 말라, 좀 우등생이 되도록 사셔야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드리고 싶어요. 그냥 보통, 공부를 해도 그렇잖아요, 보통 살면, 하는데 아무 재미를 못 느껴요, 그런 공부는 별 값어치가 없어요. 일을 하더래도 땀이 날 정도로 뻘뻘 흘릴 정도로 일해야 됩니다. 뭐 한가지를 하더라도 머리를 싸매가면서 빠지듯이 해야 보람을 더 느껴요, 아주 값어치가 있고. 그래 사이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인생을 가볍게 살고 쉽게 사는 것 같애요, 편하게 살고. 그러면 뭐 편하지. 그러나 훗날 남는 것이 없어요. 별로 보람을 못느껴요.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냥 쓰러져버려요. 그런 분에게는 아무 들을 얘기도 없어요. 컴퓨터같은 걸 좋아하는데 안 할 수도 없는 그런 세상이 됐는데 남에게는 의지를 안 해야 돼요, 가급적이면. 필요한 것은 내가 의지를 할 만한 것은 해야겠지만 기계나 남에게는 가급적이면 의지를 안하고 내 스스로 개척하듯이 내 인생을 살아가고 내가 열심히 하는 데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요. 창작을 하듯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생이 돼야 될 거래요. 음... 너무 딱딱한 얘기지?


어쨌든 불자로서 보통 사람보다는 좀 다르게 살아요. 말이 달라야 되고 행동이 달라야 되고 자세가 달라야 되고. 그래서 주변사람이 좀 느껴질 정도로 아, 잘 산다, 정말 본받을 만하다, 나아가서 좀 존경할 만하다 그런 말이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고 나올 정도로요. 스님들은 강원이라고 스님들 학교가 있지요. 그런데 한문으로 된 책을 요새도 배우는데, 교재가 좀 마땅찮아서. 열심히 하는 스님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다 외워 버려요. 그냥 다 외워요. 그래서 어떤 스님들은 보통 몇 백번 읽는다는 거래요, 보통.


강원에 4년간 여러 과목을 배우는데 다 외우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웬만한 건 외워요, 웬만한 건. 경전도 웬만한 건 외워 버려요. 세속의 학자들 공부 많이 했다는 학자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우는 데는 손을 번쩍 들어버리지. 그 정도로 심도있게 하는 거래요, 아주 깊이있게 지독하게 한다는 거래요. 그래서 책 읽는 것도, 하도 많이 읽으면, 보면 한번 쓱 보면 석 줄씩 내려가요, 몇 줄씩 내려가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춘원 이광수 선생이 그 때 국어선생이 그러데요. 책을 읽으면 석 줄이 내려간다고. 에이, 거짓말이다 그랬는데 그거 아니데요, 석 줄은 뭐 별거 아니데요, 석 줄 다섯 줄 뭐 그냥 내려가요. 안 읽어본 분은 이해가 안될 텐데, 그렇게 안목이 넓어져요. 더 넓어지면 한장 척 펴면 전부가 다 들어와 버려요. 물으실 거 있는가?


큰스님) "몇 살이가, 보라는? "
보광화) "열 여덟살이요."
큰스님) "학생이가? "
보광화) "네."
큰스님) "음, 고등학교? "
보광화) "네."
큰스님) "아..."
음... 보살은 무심월이는? 뭐 직장에 나가요?
무심월) "네."
큰스님)" 무슨 직장에?"
무심월) "웨딩 매니저라고 결혼 준비해주는..."
큰스님) "짝 지워주는?"
무심월) "짝을 찾아서 오면 결혼식에 관계된 복잡한 절차들을 다 처리해주는.."
큰스님) "아이고 좋은 직업이네"
정우) "본인은 아직 못갔습니다."
큰스님) "본래 그래요"
일동) 웃음


정우) "큰스님 수식관을 하고있는데요, 공부하다 보면 끊임없이 계속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드는데요..."


큰스님) "하는 방법만 제대로 하고 고대로만 하되, 그런 생각을 갖지 말아요. 좀 잘 안되니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막 하는 그런 번뇌나 망상을
피우는데, 그런 생각없이 하는 방법 자체만 제대로 그래 하면서 어쨌든
열심히 지극하게만 해요. 그러면 훗날 아,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었구나 느낄 날이 있을 거예요."


진여정) "화두를 들고 있는데요, 저도 제대로 하고있는 건가 생각이 드는데
다시한번 화두드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을 좀 듣고 싶습니다."


큰스님) "몽산법어 있지? 그대로 하면 돼요, 고대로 하면, 그걸 믿고 그대로만 해요, 안되니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잘하고 있는데도 혹시 잘못하는
것이 아닌가 별별 망상을 피우는데 안되니까 그래요. 방법만 확실하면
그대로 하다가 보면 언젠가는 참으로 스스로 느낄 날이 있어요. 방법 자체만 고대로 해요."


무심월) "화두를 진실하고 간절하게 들어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진실하고 간절해집니까?"


큰스님) "진실하고 간절하게 들려고 애쓰는 수밖에 없어. 그것은 그냥 막연하게 들어서는 안되고, 왜 내가 화두를 해야 되는가, 화두가 내게 왜 참으로
필요한가, 그래서 그 필요한 화두를 어떻게 드는 것이 정말 진실하고 간절한가. 진실함이나 간절함은 보살이, 말 안 해도 다 알 사람이래요. 그래서 굳이 그걸 이야기 안해도 그렇게 하실 분인데, 그 이유와 원인을 자상하게 규명해서 열심히 하고 아주 지극하게 해 나가요."


무심월) "그럼 한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진실하고 간절하게 하려고 하면,
노력하면 어긋납니까? 아니면 노력을 해야 합니까?"


큰스님) "안될 때는 노력을 해야 돼지. 그러나 이제 참으로 되면 노력을 안 해도 아주 진실하게 들려지고 간절하게 들려지고. 그렇게 제대로 안 들릴
때까지는 아주 간절하게 들려고 노력하고 애를 쓰셔야 돼요. 여러분이 공부하는 데는 우선 시간적인 여유가 많질 않고 그래서 제대로 못하는 그런 경우가 많을 텐데, 하더래도 좀 진실하게 좀 간절하게 그래 하기가 조금 어려울 거래요. 이 진실하게, 간절하게는, 그 진실하게나 간절한 뜻은 알면서도 그렇게 하기는 좀 어려운데, 그러나 그런 생각으로 지극하게 성심성의껏 애쓰면 그 자체가 진실해져요. 또 간절해질 수 밖에 없고요. 그래서 원리원칙대로 아주 지극하게 간절하게, 나름대로 애쓸 따름이래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화두는 되고 공부는 원만해져요. 짧은 시간에 별로 애쓰지도 못하고 애쓸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또는 다른 이유로 별로 애쓰지 못하고 아주 짧은시간에 어떤 외형적인 그런 느낌이나 가시화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을 추호도 안 가져야 돼요. 그런 마음을 갖기가 쉬운데, 마음 공부는 그럼 마음을 가져서도 안되고, 그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일으키면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되고 안 된다던가 뭐 유익하고 유익하지 못한다든가 그런 생각을 떠나서 이론적으로 좋다, 해야 될
것이다 그런 확실한 생각만 가지면 애쓰고 애써야 돼요. 그 외에 자상하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분별심을 많이 일으키면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윤형근님) "큰스님께서 연초에 주신 화두를 들고 있는데요, 의문을 지을려면 구체적인 의심을 가져야 되는데요, 이뭣고 같은 경우는 '마음의 본성은
무엇인가' 그런 정도로 가지면 되겠습니까?"


큰스님) "그냥, 이뭣고 같으면 마음의 본성이 아니고, 그냥 이뭣고 하기는
좀 막연하니까, 앞에 전제를 하나 붙이세요. 염불을 하신 분은, '염불하는 것이 이뭣고', 그래 하시고요, 그렇지 않고 사고를 많이 하시는 분은,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이뭣고', 그래하면 좋고요, 그 외에 그것도 조금 맘에 안 들거든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이뭣고' 그래 하면 되고요. 그 외에 '송장 끌고 다니는, 즉 이 몸뚱아리 끌고 다니는 것이 무엇인가' 그렇게도 참구하는데 이런 말은 아마 조금 안 맞아하는 분도 더러 있을 거래요. 처사님 경우는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이뭣고' 그래 해 보세요."


무심월) "어쩔 줄 모르는 마음과 모르는 마음은 같은 것입니까?"


큰스님)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나 모르는 마음이나, 본마음은 아니래요.
순수한 마음이 아니래요."


무심월) "모르는 마음도 본마음이 아닙니까?"


큰스님) "모르는 마음은 '오직 모를 뿐' 그런 말도 쓰곤 하는데 그 말도 안 맞는 말이래요. 그것도 다만 표현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런 표현도 쓰는데 그것도 안 맞는 말이래요. 훗날 체험해보면, 아 그렇구나 느낄 때가 있을 거래요."


무심월) "그럼 모른다고 하면 그건...."


큰스님) "마음이란 말이 안 맞아요. 그것은, 알고 모르고, 모른다는 말도 뭐
붙일래면 붙일 수도 있어, 그러나 그것은 모른다는 말도 거기에는 안맞는
말이래. 다만 느껴보지 못한 본이 이러쿵 저러쿵 편리하게 붙인 말이라 그래 보시면 돼요."


무심월) "그럼 의심은 뭡니까?"


큰스님) "의심은, 보트같은 것이라, 보트. 즉 강을 건너는데 수영못하는 분이 강을 꼭 건너야 되는데, 수영해서 건널 수는 없는 기라, 그래서 부득이해서 보트같은 것을 안 탈 수가 없어요. 보트같은 것이 의심이다, 즉 화두다 그래 보면 돼요. 그것도 강을 건너는데 필요한 수단이지 강을 건넌 저쪽 언덕 자체는 아니래요."


무심월) "그럼 화두도 수단입니까?"


큰스님) "화두도 수단이지. 수단이지만 아주 대단한 법문이래요, 즉 저 언덕 피안(彼岸)의 언덕까지 모시고 갈 수있는 그런 대단한 법문이래요."


진여정) "화두를 들 때 숨길을 의식하게 되는대요...


큰스님) "순수하게 화두에만 의심을 지어요, 순수하게. 숨에도 신경쓰지 말고 오직 의정만 일으키라는 거래요. "


진여정) "전제는 숨을 들이쉴 때 하고, 내쉬면서 이뭣고 의심을 가지라고
들었는데요."


큰스님) "그렇게도 가르치는데 그렇게 해도 좋고, 뭐 좋다기보다 부득이해서 하는 방법이래요. 숨에 의지하는 것조차도 의지 안하고 하는 것이 더 좋아. 그러나 건강도 위하고 그렇게 의지하면 좋게 느껴지는 분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분을 위해서 방편으로 그렇게 하라는 것이지 그 자체가 좋은 방법은 아니래요. 좀 부득이하다 그래 보면 돼요.그만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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