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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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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11-15 12:36 조회3,0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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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참모습

 

 

  불생불멸(不生不滅)이 참 묘법인데 우리는 한없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이 낯가죽을 바꾸었는지 모릅니다.

천상세계 인간세계 귀신세계 축생세계의 가지가지 고와 낙을 받으면서 몸을 받을 때마다 껍데기를 바꾸어 썼습니다. 혹 선업을 지어서 천상이나 인간에 나고 또는 악업을 지은 까닭으로 귀신이나 축생의 몸을 받아 수많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이런 원인은 어디에 있느냐 하면 일체 중생이 자기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망각한데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마음이 미(迷)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본래 밝은 마음이 왜 미(迷) 했느냐 하면 번뇌와 망상 그리고 욕심이 덮여서 청정한 마음이 나타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비유하면 맑은 하늘에 밝은 달이 대천세계를 비추고 있지만 검은 구름이 덮여 있을 때는 밝은 달이 나타나지 못함과 같습니다. 그 검은 구름은 번뇌·망상·욕심을 비유로 든 것이며 달은 밝은 마음을 비유로 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정신수양을 잘해서 저 서쪽 하늘에서 한 줄기 맑은 바람이 불어 검은 구름을 벗겨 버리는 것과 같이 마음의 구름을 벗겨 버리고 맑고 밝은 본래의 고향달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우리가 눈으로 모든 경계를 볼 때 무엇이 보입니까? 만일 눈으로 본다면 죽은 시체는 눈이 있어도 보지를 못합니다.

눈이 아닌 한 물건이 있어 보는데 무엇이 보는지 그 보는 모양을 돌이켜 볼 때 한 모양도 볼 수 없습니다. 볼 수 없는데서 또 분명히 봅니다. 보기는 보지만 한 모양도 볼 수 없습니다. 아무리 보려고 하여도 한 모양도 볼 수 없을 때에 저 서쪽에서 한 맑은 바람이 불어와 검은 구름도 벗겨 버려서 밝은 달도 나타나는 것이며, 아무리 보려고 하여도 한 모양도볼 수 없을 때에 원수와 친함도 없으며, 아무리 보려고 하여도 한 모양도 볼 수 없을 때에 죽고 사는 생사도 면하는 것이며, 아무리 보려고 하여도 한 모양도 볼 수 없을 때에 고해를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일체 중생이 나고 멸할 때 항상 육체를 가리켜서 나고 죽는다 하지만 나고 멸하는 생사(生死)가 본래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망녕된 생각을 집착해서 난다 죽는다 하며, 오고간다 하며, 고(苦)다 낙(樂)이다 하는 것은 하나의 뜬 명상(名相)뿐이지 실체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것들은 없는 동시에 개인 개인이 그 신령스럽게 비치는 부처 성품은 신령스럽게 비쳐서 시방법계를 통해서 두두상명(頭頭相名)하며 물물상현(物物相現)합니다.

그러면 어느 때에 그렇게 밝게 나타나느냐 하면 혹은 눈에 보이는 색도 있고 귀에 들리는 소리가 있을 때 그때가 바로 밖에 나타나는 그 때입니다.눈에 색이 보이고 귀에 소리가 있을 때에 밖에 나타났다고 하겠지만 눈에 보이는 것도 없고 귀에 들리는 소리도 없을 때는 어디에 주(住)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때는 묵묵히 통해 있다가 때를 당하여 인연이 올 것 같으면 오늘날 이와 같이 이 법어집(法語集) 속에서 법회가 나타나게 된 것과 같습니다.

이 나타나는 자체는 삼세의 모든 부처가 법을 설한다하더라도 도저히 미칠 수가 없고 천하의 모든 선지식이법을 전한다 할지라도 오늘날 나타나는 자체에는 감히 이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이 나타나는 자체에는 인연도 끊어지고 대(代)도 또한 끊어진 것입니다.

이것이 시방세계 모든 부처와 보살의 진면목(眞面目)이며, 천하 선지식의 참다운 진면목(眞面目)이며, 금일 모든 대중의 참다운 진면목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체 중생이 고금(古今)을 통하여 써오되 아무리 써도 다 하지 아니하므로 이것이 개인 개인이 본래 갖추어가지고 온 참다운 진면목이 아닐수 없습니다.

 

身是正法藏心無碍燈이

照露諸法空一切皆明見이라.

 

 

몸에는 정법을 감추었다.

마음은 걸림이 없는 등불이로다.

비춰서 드러나는데 오늘 법이

공한줄만 알면 일체를 다 밝게 본다.

 

 

- 마음으로 읽는 고승법어 가운데 혜암스님의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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