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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몽쇄언(꿈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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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작성일15-04-15 16:12 조회4,1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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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취妄取


꿈꾸기 전에는 꿈속의 천지天地 있음을 볼 수 없다. 이미 깨고 난 뒤에는 꿈속에 있었던 세계를 다시 볼 수 없다. 이것은 꿈속의 천지와 세계는 다 내 마음의 망작妄作이기 때문이다. 나기 전에는 이 세계가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한다. 이미 죽은 뒤에는 이 세상의 사물事物 있음을 볼 수 없다.

이것은 이세상의 사물은 다 내 자신이 벌여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있은 뒤라야 세계世界와 사물事物이 있는 것이다. 마음에 진실로 내가 없다면 세계와 사물이 내게 무엇이 있겠는가.

未夢之前 不見有夢天地 旣寤之後 不見有夢境揭 是夢中天地境界 皆我妄取 未生之前 不見有此世界 旣死之後 不見有此事物 是世界事物 皆我自局 故有我而後有世界事物 心苟無我 世界事物 何有於我

  꿈속에서 경험하는 세계나 모든 장면이 실존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의 망작일 뿐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도, 우리가 봉착하는 온갖 사물도 다 '나'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내가 없다면 세계나 모든 사물도 없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면, 마음에 '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계나 세계의 사물이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달관達觀한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나'라는 것은 삼라만상森羅萬象 속의 자연스러운 한낱의 존재일 뿐이다. 거기에는 특정인特定人인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나'를 중심으로 하여 세상을 보고 사물을 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천지 안에 있는 온갖 자연 속의 하나의 자연으로 보지 않고, 천지간의 온갖 사물을 자기를 위한 도구로 보려고 한다. 말하자면 자아自我 중심으로 천지만물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부귀도 내가 누려야 하고, 공명도 내가 세워야 하고, 지배도 내가 해야 하고, 존경도 내가 받아야 한다. 그러자니 세속적인 온갖 영고성쇠의 희로애락에 부딪치게 되고, 온갖 망념妄念과 아집我執과 허위와 사악邪惡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나'라는 집념에서 해탈한다면, 세상의 부귀공명은 나에게 한낱 뜬구름이요, 온갖 희노애락도 내 마음의 평정을 동요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옛 시에 이런 것들이 있다.


  시냇물 좋아 발을 씻고,

  산이 푸르러 눈이 맑아지네.

  꿈을 꾸지 않으니 영욕榮辱에 일이 없다.

  이 밖에 다시 무엇을 구하랴.

臨溪濯我足 看山淸我目 不夢閑榮辱 此外更無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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