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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보행정진을 회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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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하심 작성일16-05-02 12:07 조회1,82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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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수행이라는 새로운 걸 시작하면서 어떤 스님의 지도도 없이,정해진 어떠한 이름도 없이
동참하는 우리들끼리 '보행정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무작정 우리 마음의 안식처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물론,무작정 걷자고 했지만 각자 나름의 어떤 목표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처음 시작은, 걸으면서 하는 새로운 기도 방법에 대한 호기심과
절에 마음을 닦으로 간다는 명목아래 늘 차를 타고 달리면서 지나쳐보던 
그 길의 풍경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걸어서 간다는 뿌듯함에 시작을 하게 된 것 같다.

지난 가을 2차때 까지는 새로운 것을 한다는 호기심과 환희심에 재미도 있었고 신이 났었다.
그런데 이번 3차는 왠지 하기 싫은 마음과 귀찮은 마음,분별하는 마음들이
들끓기 시작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그러면서 내가 보행정진을 왜 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까지 퇴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쩌랴...!! 변덕 심하고 떼쟁이 어린 아이도 아니고 이런 큰 일을 앞두고
내가 이런 마음을 일으키면 안된다는 생각에 기꺼이 가벼운 마음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당일날,잠도 안자고 새벽1시에 영주에서 출발하여 씩씩한 걸음으로
봉화까지 오시는 10명의 도반님들을 보면서 분별심을 냈던 나의 마음이 미안하고 죄송함 뿐이었다.
그분들 또한 남들이 말리는 그 고행을 통해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어떤 개인적 목표가 있을 것이고
궁극에는 그것이 모두를 위한 길임을 잘 알기에 그 힘든 길을 걷고,또 걸었을 것이다.

영주에서 한밤중에 길 나선 도반님들과 봉화 도반님들이 새벽을 열며 27명이
길 한쪽을 걷는데 그 행렬에 장엄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행렬이 길어질수록 다라니의 한 마음은 힘이 들었다.
다라니가 3부 합창으로 들리니 나의 마음도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3부 합창이든 27부 합창이든 당연한 그 모습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내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며 돌이켜보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애쓰다 보면,너무 잘하려고 하다보면 실망도 크고 좌절도 쉽게 오는 법...ㅎ

뚜벅뚜벅 걸으면서도 마음 한편에선 이번 보행정진으로
축서사까지 걸어가는 건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 동참하신 도반님들은 내가 처음 보행정진을 했던 그 감동을 느끼셨는지
모두 감격과 흥분에 젖어있는 듯 보였다.나는 이제 별 흥미도,새로움도 없는데 말이다...
그런 내게 도반들이 힘을 준다.흔히들 말하는 수행을 도와주는 도반의 힘이 이런 건가보다!
이제 보행정진은 회향하려는 나에게 이번에 처음 동참한 도반들이 나에게 다시 의지를 불어 넣어준다.
그래...말로는 남을 위해 하는 기도가 결국 나를 위해 하는 기도라고 입버릇처럼 말은 하면서
내가 힘들고 지쳤다고 쉽지 않게 시작한 것을 쉽게 그만두려고 했다.

내가 보행정진 처음 시작했을때 그 감격과 흥분을 앞으로 계속 많은 도반들이 맛보고,
그 힘을 발판으로 어떠한 고행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를텐데 나는 그만하겠다고 포기한다니...
여러 도반들의 힘으로 포기하겠다는 나약하고 변덕스런 그 마음은 버리고 다시 시작해 보아야겠다.
이제 재미와 새로움으로 흥분되고 들떴던 마음은 접고,
한 걸음 한 걸음에 깊이가 느껴지는 그런 걸음을 내디뎌봐야겠다.
나 한 사람으로 인해 다른 한 사람이 힘이 나고,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다시 힘을 얻고...
이것이 결국 나를 위함이고, 나를 위하는 길이 남을 위하는 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큰스님께서 보행정진을 적극 권장하시는 이유가, 말로만 하는 남을 위한 기도를
직접 걷고 느끼면서 몸소 터득해 보라고 하신 듯하다.
함께 걸어주시고 힘을 주신 도반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인연공덕 우주법계에 회향합니다.마하심 합장_()_

댓글목록

자루님의 댓글

자루 작성일

솔가루가 날리는 속으로
걸은 수행자의 번뇌와 고충이 묻어있는
체험담을 진솔하게 쓴 일기를 읽어본다.
걸은 만큼 몸과 마음이 건강하세요.

보현행님의 댓글

보현행 작성일

마하심보살님 고생 하셨습니다
시작은 행복 했지만 가다보면 지치게되고 지치게되면
내가 왜?
 갈등을 하게되죠 그러면서 나 자신을 키워 가는거죠~
저도 보행정진 시작할때 참회할 생각으로
몸으로 고행하면서 나 자신을 챃고 싶었어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의 의미?
걷고 있는 내모습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지켜보며
내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질책과  후회 행복
이 육신이 사라지는 날 까지 후회없는 삶을 살아보리
다짐도 하고 하지만 나약 해질때면 함께 하는 도반님이
있기에 항상 힘 내봅니다~
우리 함께 잡은손 놓지 말고 미소짓고 가요~^^
항상 마하심 보살님이 있어  의지가 됩니다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