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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가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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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월화 작성일07-09-14 21:19 조회1,67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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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햇불을 들고 다니는 이


탁월한 능력의 한 범지(梵志)가 있었다.
그는 스스로가 천하 제일임을 뽐내면서
자신을 상대할 이를 찾아다녔으나 감히 나서는 자가 없었다.
그는 대낮에 햇불을 들고 거리를 다녔는데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물으면 다음과 같이 대답하곤 했다.


“왜 밝은 대낮에 햇불을 들고 다니시오?”
“세상사람들이 어리석어 눈이 있어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니
이 햇불로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춰주기 위함이오.“


그의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못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그 범지를 바라보니
전생에 복을 지어 탁월한 지능은 있으나
교만과 명예욕이 끝간 데 없어
장차 태산(太山) 지옥에 떨어져
수없는 겁을 보내게 되어 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상인으로 변신하여 범지 앞에 나타났다.


“왜 이토록 밝은 대낮에 햇불을 들고 다니십니까?”
“우매하여 밤낮없이 밝음을 보지 못하는 세상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어둠을 밝히고자 함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경전에 있는
네 가지 밝은 법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것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천문․지리에 밝아 사계절의 조화를 아는 것이요.
 둘째는 하늘의 별에 밝아 오행을 분별하는 것이요.
 셋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밝아 교화하는 방법이요.
 넷째는 군사를 거느림에 밝아 국방에 빈틈없는 것입니다.
 당신은 범지로서 이 네 가지 밝은 법을 갖추었습니까?“


범지는 부끄러워 햇불을 내리고 고개를 숙였다.
부처님께서는 본래의 몸으로 돌아와
빛나는 광명으로 온 천지를 환히 비치며 게송을 읊으셨다.


조금 아는 것이 있다 하여
스스로 뽐내며 남을 업신여기는 것은
마치 장님이 촛불을 든 것과 같아
남은 비추지만 자신은 밝히지 못하네.“


범지는 깊이 뉘우치며 머리를 조아려 제자 되기를 간청했다.
부처님은 그를 받아들여 사문이 되게 하였으며
교만과 독선이 녹아 없어진 그는
밝은 지혜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다.


▼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고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을 만들 듯
    지혜롭게 배우면 보리(보리)를 이루고 어리석게 배우면 생사(생사)를 이루네.“
    참된 공부는 눈과 귀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이라도 마음 가득 번뇌 망상을 담은채 지식 충족의 수단으로
    하는 공부는 생사 이외에 이루워 낼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온전히 마음을 비우고
    지혜롭게 닦아 나아가면 깨달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똑같은 물을 가지고 당신은 독을 만들 것입니까? 젖을 만들 것입니까?
 
-출처:수행의 강을 건너는 이야기 中에서-

댓글목록

보월화님의 댓글

보월화 작성일

해월화님 부처님 말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요가 함께 하시는줄 알았는데 ....많이 바쁘시지요?
다음 기회에 같이 해요.

혜안등님의 댓글

혜안등 작성일

교만과 독선을 버리고 지혜롭게 닦아서 깨달음으로 향하라는 좋은 깨우침의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해월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