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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지대방

산 / 윤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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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월화 작성일07-08-19 09:17 조회1,6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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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


장자(莊子)를 만났을 때



산은 높이나 크기로 위협하지 않았다.


산은 내게 오라고 손짓하지도 않았다.


가까이 다가갔을 즈음 그저


자리 하나 내어 줄 뿐.



나무도 산을 닮아 말하지 않았다.


빛으로 짜 올린 하늘 길을 열어놓고도


바람이 흔들어대면 그저


묵념(默念)으로 서있을 뿐.



밤이 되자 산안개는 온 세상을 낮추었다


그 안개 사뿐히 밟고 장자(莊子)가 걸어 올 때


슬며시 무게를 내려놓고


내 안으로 들어왔다, 산은



-윤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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