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무, 가을 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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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hyana 작성일05-11-25 13:16 조회3,698회 댓글0건본문
조금 지난 불교신문을 펼치다가 체로금풍이란 제하의 사진 한 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사진 아래
에는 체로금풍에 대한 내용과 출전도 밝혀 놓았더군요. 또한 큰스님께서 편찬추진위원으로 참여
하신 '조계종 수행의 길' 『간화선』에도 체로금풍이란 말이 나오는데 물론 자상하고 알뜰하게
설명을 잘 해 놓으셨습니다. 정말이지 지금 보이는 나무들은 진정 체로금풍을 연상시킵니다. 마
지막 잎새까지 다 떠나 보내어 나무들의 본래 모습이 그대로 여실히 드러났는데 의연한 모습으
로 가을 바람을 당당히 맞고 있음이 자못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
보면 나무들만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이 있는 산천들도 덩달아 그 시
야가 더 넓게 트여져 역시 끝간데까지 비어 본래의 모습이 나타났으며 이미 추수가 끝나 버린 들
녁도 또한 텅 비어 그 동안 가려졌든 본체가 뚜렷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제 산 능선 마저 머릿빗
을 거꾸로 세워 둔 듯한 빗살무늬로 변하게 되면 능선까지 본래 모습이 되살아나니 온 천지엔 진
정으로 가을 바람만 그득할 것입니다.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 풍요로움으로 한 가득 넘치던
산천과 들녁이 이제 불어온 가을 바람으로 인하여 일시에 그 면모를 일신 시켰으니 정말 가을은
모든 것들과 가장 자연스럽게 시절 인연을 지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무언으로 보여
주는 그 무엇이 있을진대........ 이제 가을 바람이 분지도 오래되었으므로 나 자신도 발 아래를 조
용히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일찍이 어느 시인이 가을날에는 "....... 이리저리 불안스
레 헤매 일 것"이라고 우리들에게 미리 일러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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