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   종무행정   >   계간지   >   최근호및지난호

최근호및지난호

불가 수행의 호흡 공부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준영(사회복지법인 연화원 … 작성일07-06-18 00:00 조회3,011회 댓글0건

본문

우리 불가에서 호흡은 매우 중요한 공부 중 하나입니다. 불가(佛家)의 호흡 공부는 기를 단련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호흡을 통해 의식(意識)을 각성(覺醒)하여 지혜(智慧)를 발현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 다른 곳에서의 호흡과 다른 점입니다.
호흡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세하게 기록한 경전으로 ‘아나빠나사띠’ 즉,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들숨(안)과 날숨(반)에 집중(수의)하는 방법과 단계를 자세하게 설명하신 경전입니다. 이 안반수의경과 대념처경의 내용이 남방에서 수행하는 위빠사나의 기본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천태스님이 가르치신 지관법(止觀法)의 호흡과는 그 방법상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집중하고 관찰한다’는 의미에서는 목적이 같습니다.
이처럼 호흡 한 가지만으로도 남방에서 최고의 경지라 일컬어지는 아라한도의 증득까지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신행하는 북방의 대승불교 중 선문(禪門) 에서도 호흡은 매우 중요한 공부의 방편이었습니다. 내관(內觀)을 통해 스스로가 부처임을 확인하는 묵조선(默照禪)에서는 내관의 수단으로 호흡을 이용했습니다.
지금은 묵조선이 많이 쇠퇴하고 간화선(看話禪)이 선 수행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성품과 진리를 곧바로 가리켜 드러내 보여주는 직설의 가르침인 화두(話頭)를 의심해 들어가 종국에는 견성한다는 수행법이 간화선입니다. 이 간화선에서도 기초단계에서 종종 호흡공부를 합니다. 간화선의 수행 체계에서 볼 때, 호흡 공부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화두 하나를 깨뜨려 그 답을 알아내면 되는 것이 간화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간화선을 공부할 때 왜 호흡공부를 기초로 삼는가?
화두 하나만 잘 의심해 가서 그 답을 얻으면 되는 것이지만 화두를 법다이 의심해 간다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화두는 깨달은 선지식이 그 깨달은 성품차원의 경계를 곧바로 드러내는 진리의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진리의 말인 화두를 법다이 의심해 가기 위해서는 화두를 의심하는 마음자리가 지극히 청정할 때 그만큼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와 번뇌 망상으로 어지러운 마음 상태에서는 이 화두를 법다이 의심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면서 꾸준하게 화두를 의심해가면 그렇게 고통스럽던 번뇌도 사라집니다. 또 마음이 맑아짐에 따라 잡념이 일어나는 것도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화두를 공부하기 전, 화두 공부를 제대로 할 만한 상태까지 마음을 맑히는 용도로써 호흡 공부가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화선을 공부할 때에도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호흡공부를 하는 까닭입니다.
향기가 있는 이야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