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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도반을 추억하게 하는 나물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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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축서사 작성일09-04-28 15:30 조회2,9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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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도반을 추억하게 하는 나물찜

홍승스님_사찰음식연구회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했던 도반들을 만나러 광주로 향했습니다. 몇 년만에 봐도 어제 본 듯 담담한 도반들이다 보니 2년 만에 전화해 지금 그쪽으로 향한단 말 한마디에 대답도 간단하게 돌아오더군요. “그랴, 어여 온나…” 오래 못본 도반들이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속도를 내서 운전하다 딱지 한 장 끊었습니다. 별로 억울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솔직히 도반들이 보고픈 맘도 있었지만 한적한 시골에 자리 잡은 도반 절에서 빈둥빈둥 쉬면서 도반이 해주는 밥을 얻어먹고 싶은 마음이 더 굴뚝 같았기 때문이죠. 방금 밭에서 딴 상추와 새 항아리에서 꺼낸 묵은지, 청양고추 다져 넣은 된장찌개만 있으면 왕후장상도 부러울 것이 없는 근사한 상차림이 되곤 합니다.

시골에서 작은 사찰을 운영하며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도반과는 재미있는 사연들이 꽤 많습니다. 고사리 꺾으러 산에 올라갔다가 고사리 꺾는 재미에 산을 몇 개를 넘었는지 문득 허리를 들어보니 어딘지 모르겠더군요. 길도 잃고 타고 갔던 차도 잃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차를 찾긴 했습니다만 차비가 고사리 값보다 더 많이 들었답니다.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그 재미난 얘깃거리로 한참을 서로 얼굴만 봐도 웃곤 했습니다.

돌아와서 도반 생각하며 고사리로 사찰음식을 해 먹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저녁 나물찜으로 지나간 추억들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나/물/찜

쫟 주재료 |도라지30g, 숙주나물 100g, 고사리80g, 미나리70g

쫟 부재료 |다싯물1컵, 소금 , 참기름

쫟 양념장 |찹쌀가루 2큰술, 다싯물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집간장 1큰술, 다싯물 1큰술

① 숙주나물은 깨끗이 다듬어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하고 참기름, 소금으로 밑간한다.

② 고사리와 미나리는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③ 고사리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집간장 1TS,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④ 도라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에 바락바락 문질러 씻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참기름, 소금으로 밑간한다.

☞ 고사리의 비린 맛, 도라지의 쓴 맛을 제거하기 위해 데친다.

⑤ 찹쌀가루는 다싯물 2큰술에 미리 풀어 놓는다.

⑥ 고춧가루는 집간장 1큰술, 다싯물 1큰술을 넣어 미리 불려 놓는다.

☞ 나물찜은 먹기 직전에 요리하는 것이 좋다.

⑦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도라지와 고사리를 넣어 다싯물을 약간씩 부으면서 볶는다. (나물의 밑간 물도 버리지 말고 다 넣는다)

⑧ 어느 정도 볶아지면 다싯물을 마저 붓고 찹쌀가루 풀어 놓은 것과 고춧가루 양념을 넣어 찹쌀가루가 엉길 정도만 볶는다.

⑨ 어느 정도 엉기고 나면 숙주를 먼저 넣고 다음에 미나리 순서로 넣고 미나리 숨이 죽을 정도만 조리하여 마지막으로 소금간하고 불을 끄고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마무리한다.

☞ 먹고 남은 나물이 많이 남았을 때 응용하면 좋다.

☞ 미더덕, 취나물 등을 더 넣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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