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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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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인희 작성일13-10-31 21:43 조회2,97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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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하루가 시작 되었다. 생각보다 날씨가 좋았고 하늘도 높았다. 송동석 사무처장님께서 사주신 법복이 몸에 잘 맞았고 따뜻했다. 생각해보니 고마운 마음이 컸는데도 전하지는 못하였네요.^^ 7시 출발이었는데 시간이 임박해서 와보니 우리 지장반도반들께서 "반장님 왜 지금와, 안오는 줄 알았잖아" 하신다.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붉어졌다. 일찍와서 반원들을 챙겼어야 했는데... 눈에 익은 13기 도반님들과 눈인사, 손인사, 나누고 맨뒤칸 지장반원들이 있는 곳에 자리 잡았다. 오가는 내내 "우리 반장님, 반장님"하고 과분하게 챙기시는 지장반 도반님들, 고마운 마음에 반원들을 잘 챙기고 애써서 함께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 느껴지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져보았다. 친구 총무는 눈을 흘기며 부러워했다. "아이고, 참나, 니는 어째서 반장이 되었노"하면서, 준비한 음식들도 많았다. 여러도반님들의 찬조도 있었지만, 앞서서 일하시는 분들의 몇날 몇일의 노고가 있었으리라 짐작해본다. 버스가 고속도로로 올려질 쯤에 학감스님의 인사말씀과 사무처장님의 안내말씀에 이어 반야심경을 독송한 후 아직 얼굴을 다 익히지 못한 관계로 자기소개를 하기로 하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왜 이리 마음대로 외워지지 않는지. 스물남지 알것 같고, 큰 스님께서 지어주신 법명<청운심>을 얘기하지 않아 지적도 당하였다. 당연하지요. 야단맞아도, "청운심" 얼마나 예쁜이름인가요! 그러는 사이 오늘의 목적지인 오대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주말이고 불교 문화 축전이 열리는 때문인지 입구가 차와 사람들로 가득하다. 산도, 사람들도, 차도, 나름대로 한껏 뽐내면서 단풍들었다. 차가 들어갈 수 없어서 내려 걷기 시작 했는데 어렵게 느껴졌던 학감스님과 동행이 시작되었다. 느린걸음, 빠른 걸음, 스님따라 걷다보니 쫓아가느라 등줄기에선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상원사에 도착해보니 산속에 아늑한 절이 화사하다. 크고 웅장하진 않았지만 단풍속에 어우러져 예뻤다. 그 옛날에 세조께서 고양이의 공력을 기리기 위해 세우셨다는 고양이 상 두개가 있었는데 내보기엔 호랑이에 가까워 보였다. 보는 사람마다 다를수는 있겠다 싶다. 문수보살님께서 세조의 등을 씻어 주셔서 피부병이 나았다는 상원사의 이야기. 새롭게 다시 한번 둘러 보았다. 상원사에서 점심공양을 하게 되었는데 음식이 정갈하였다. 운 좋게도 학감스님 앞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스님께만 드렸을 특별한 반찬을 먹어 보라 권하신다. 그래도 되는지 잠시 생각하다 옆에 앉은 도반과 이것저것 다 맛보았고, 여러가지 찬을 고루고루 맛있게 하느라 애쓰시는 공양간 보살님께도 감사인사를 하고 나가야겠다 생각했다.
그 다음 일정은 상원사에서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이었는데 3km나 더 가야했다. 같이 있던 도반이 길 입구를 보고서 엄두를 못내고 돌아선다. 조금 힘이 들어 보이긴 하였지만 예까지 와서 그냥 돌아서기가 너무 아쉬운 마음에 혼자라도 오르기로 했다. 공을 들이지 않고 적멸보궁을 어찌볼까, 하면서 시작이 반이라고 자꾸 자꾸 걷다보니, 저 멀리 암자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등산객 틈 사시에 노보살님 한 분이 애기걸음으로 걸어 오셨다.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한 걸음 한 걸음이 힘겹다. 어떤 원을 가지고 저렇게 힘든 걸음을 하셨을까? 지극한 정성이 눈물겹도록 존경스러웠다. 부끄러웠고, 나도 늦기전에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못할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염불이던, 절이던, 공부든..... 부처님! 제발 노보살님의 원을 들어주세요. 그러는 사이 눈앞에 사자암이 있었다. 산 속에 쌓여 단풍보다 더 화려한 자태를 뽐내었다. 합장하였고, 감사하였다. 1km 더 가야 적멸보궁이 있다고 푯말이 가르켰다. 다시 힘을 내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데 가는 내내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염불 소리가 끊이질 않고 들렸다. 천천히 따라하면서 힘을 모으니 신기하게도 원력이 생겼다.
그 때 부터는 힘들이지 않고 금새 적멸보궁에 도착하였는데 산 꼭대기에 오두마니 암자하나가 정겹다. 사방에 산들이 병풍처럼 쳐져 있었고, 보궁의 지붕 용마루에는 용머리 장식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없었다면 신선이나 살았을 법한 그런 곳이었다. 미리 왔던 도반들은 내려가기 시작했고, 스님께선 다라니 중이셨는데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러오신 스님인 모양이었다. 모습이나 발음이 동양인이 아니셨다. 경건한 마음으로 다라니 몇번이라도 하고 가야겠다 싶어 스님 염불소리에 맞춰 따라하다보니 사방이 조용해지고 들리는 것은 오직 스님 염불소리 뿐이었다. "신묘장구 대다라니 나모라 다나다라야야" 가슴이 벅차 올랐고 부처님 말씀을 등불 삼아서 발심하고 발심하여 공부든 , 기도든, 염불이던, 뭔가를 열심히 해야한다 생각되어졌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줄 알았다. 미리와서 기도 하시던 도반이 툭 치신다.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가야 한다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내리막을 조심조심 뛰었다. 돌아오는 길에 월정사에 들렸는데 불교문화축전이 막 끝났는지 무대가 정리 중에 있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둘러볼 시간은 없었지만 규모로 보아 얼마나 대단했을지 상상 되어졌다. 불교미술 전시장에 잠깐 들렀는데, 작품 하나 하나의 숭고함이 저절로 합장케한다. 가슴이 저려왔다. 주문진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왔는데 일주일에 한번 봐서 머쓱하던 도반들과는 우리가 되었다. 바빴지만 오지 못했다면 후회했을뻔 했다. 좋은 사람드롸 좋은 곳에 다녀와보니 생각들이 많아졌다. 내가 그냥 이러고 있는건 아니구나 싶고^^
아직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불교대학 1학년 생이지만 하나 하나 배우겠죠. 게으른 나를 채찍질하며 열심히 정진하여 향기나는 참사람.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불교대학 도반들과 오대산 상원사 성지순례를 다녀 온 것이 나에게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 불교대학에 처음 입학하던 신입생의 마음으로 또 다른 시작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내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다시한번 가고 싶다. 그리고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스님들과 13기 학생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시는 사무처에도 감사인사드립니다. 압니다! 저희가 열심히 배우고, 깨우치고, 실천하고, 성장하는 것이 보답이겠지요^^.

댓글목록

심자재님의 댓글

심자재 작성일

많이 기다렸습니다.ㅎㅎ..
오시기를 ...

애살스런 성격으로
도반님들 챙기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반장님들께서 많이 도와 주셔서
저희들 많이 수월했습니다.

몇 발자국 미리 법당에 들어왔을 뿐입니다.
같이 열심히 배워서

부처님의 애제자가 되어 봅시다.
성불 하십시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