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ㆍ그리그ㆍ라흐마니노프의 거대한 협주곡을 한 무대에서 연주할 예정인 피아니스트 3인이 서울 서초동 스타인웨이홀에 모였다. 왼쪽부터 박종해ㆍ이진상ㆍ김도현. 김성룡 기자


“혼자 피아노 치는 일은 자기 수양과도 같다.” 피아니스트 이진상(41)은 이런 비유를 했다. 지난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는 무대 위 독주자로서 피아니스트의 삶에 대해 설명했다. “피아니스트는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혼자 연습하고,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데, 그 기도도 혼자 하죠.”
반주가 필요 없는 독주자인 피아니스트는 대부분 고독하다. 하지만 이진상은 정반대의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야말로 신나고 즐거우면서 에너지가 폭발하고, 열광적 ibk기업은행 고졸채용 으로 뭔가를 뿜어낼 수 있는 무대가 피아니스트에게도 있어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피아노 협주곡이다. 특히 오케스트라 규모가 커지고 음악이 대담해지는 19세기 이후의 피아노 협주곡을 언급하며 “한 번 맛보면 못 잊는 매력”이라고 했다. 그는 “왼쪽 귀에서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터져 나오는 순간을 경험하면 협연을 못 끊는다”며 웃었다. 모기지론거치기간 협주곡에서 피아니스트는 무대에서 오케스트라를 왼쪽에 두고 앉는다.
이진상과 박종해(35)·김도현(31) 피아니스트가 협주곡 마라톤 공연을 연다. 피아니스트 세 명이 하루에 협주곡 세 곡을 연달아 연주하는 '더 피아노 오디세이'다. 이진상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 박종해는 차이콥스키 1번, 김도현은 그리그의 유일한 협주곡을 들려준다. 새희망홀씨 햇살론 세 곡 모두 청중에게 익숙하고, 특히 도입부가 유명한 작품이다. 연주를 앞둔 이들은 인터뷰에서 피아노 협주곡의 매력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력파 연주자들답게 다양한 협주곡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협주곡은 국제 콩쿠르 결선 무대의 단골 지정곡. 대회의 마지막에는 오케스트라와 협주곡을 연주하게 돼 있다. 따라서 화려한 협주곡들은 뛰 신혼부부전세자금대출신청 어난 피아니스트의 출세작이 된다.
세 피아니스트도 피아노 협주곡과의 개인사를 가지고 있다. 이진상은 18세에 국내 콩쿠르들을 석권할 때 라흐마니노프 2번과 함께 했고, 2009년에는 브람스 협주곡으로 게자 안다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
박종해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은 9세에 처음 했는데, 피아노를 시작하 불법중개수수료 고 3년 만이었다”고 했다. 모차르트의 협주곡 19번이었다. 이어 브람스의 협주곡으로 게자 안다 콩쿠르 2위에 올랐고, 선이 굵은 협주곡을 일필휘지로 연주해 내는 피아니스트로 인정받았다.
김도현을 유명하게 만든 협주곡은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20세기에 쓴 2번이다. 그는 2021년 부조니 국제 콩쿠르 결선에서 이 곡을 높은 집중력과 날카로운 테크닉으로 연주해 화제가 됐다. 그는 “사실 어차피 수상을 못 할 거라고 생각하고 출전했는데 덜컥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해 협주곡을 연주하게 된 것”이라며 “긴장을 많이 했는데 청중이 정말 좋아해 줘서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콩쿠르로 데뷔하고, 동시에 자신을 잘 보여주는 협주곡과 함께 세상에 처음 알려진다. 하지만 피아니스트와 협주곡이 늘 좋은 관계는 아니다. 세 피아니스트 또한 협주곡과 애증의 시간을 거쳐왔다.
“처음에는 절대 안 끌려갔어요.” 박종해가 어린 시절 연주했던 협주곡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오케스트라·지휘자와 힘겨루기를 하던 시절이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너무 고집했던 거죠.” 경험이 쌓이면서 변화가 생겼다. “어느 시점에 ‘그래 한번 참고 따라가 보자’ 했는데 그때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내 생각이 정답은 아니라는 걸 알았죠.”
음악에서 아이디어가 많은 피아니스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때 적절한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저는 연주할 때 즉흥적인 스타일인데 협주곡 연주가 큰 공부가 돼요. 협주곡에서는 아이디어를 확실히 정하고, 오케스트라와 타이밍 같은 것을 설계하듯 공부하며 연주하게 됐어요.”(김도현)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무대에 활발히 서고 있는 피아니스트 3인이 11월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협주곡 마라톤 무대에 함께 한다. 왼쪽부터 김도현ㆍ박종해ㆍ이진상. 김성룡 기자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끝에는 기쁨이 있다. “협주곡은 무대 위에 수십명이 함께 하죠. 변수가 많아요. 그건 한 번도 똑같은 협주곡 무대가 없다는 뜻인데, 그게 정말 짜릿하죠.” 이진상은 “협주 요청은 무조건 수락하고, 독주 요청은 깊이 생각해보는 편”이라며 ‘협주곡 마니아’를 자청했다. 박종해 역시 “오케스트라 단원 전체와 같은 곳을 향해 달려갈 때가 있는데, 단순히 음이 잘 맞는다는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협주곡들을 좋아해요. 이런 곡들은 처음 연주할 때 사랑에 빠졌다가, 좀 삐치기도 하고 화해도 하죠.”(김도현)
이번에 연주하는 곡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설명을 덧붙였다. 이진상은 라흐마니노프 2번에 대해 “작곡가가 가장 우울했던 시기를 이겨내고 썼던 만큼 인생을 돌아보는 심오함이 있다”고 했다. 박종해는 차이콥스키 1번에 대해 “피아노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오프닝과 클로징을 담고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으며, 김도현은 그리그에 대해 “정말 유명한 첫 부분 뒤로 아름다움이 끝없이 이어진다”고 했다.
이진상·박종해·김도현이 함께 하는 ‘더 피아노 오디세이’는 11월 25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중앙일보의 창간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50주년이 된 중앙음악콩쿠르의 수상자 위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J가 함께 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대진이 피아노를 가장 잘 아는 지휘자로서 세 곡의 거대한 작품을 이끈다. 이번 공연의 예매는 25일 시작됐으며 롯데콘서트홀, 놀티켓, BC카드 페이북 앱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BC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는 15% 할인이 제공된다.
김호정 음악에디터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