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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급성 백혈병으로 아들(당시 36살)을 떠나보낸 전아무개씨. 그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아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약 12년간 유지·보수 업무를 하며 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에 다량 노출됐기 때문에 병을 얻었다고 전씨는 생각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1년여간 심사 끝에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주요 근거는 회사 쪽이 제출한 아들의 작업 일지와 의견서였다. 벤젠 노출 가능성이 큰 작업이 많지 않았고, 안전보호구를 착용하기에 업무상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유가족 쪽은 회사가 이런 자료와 의견서를 낸 사실을 불승인 결정 뒤에야아시아8호 주식
알았다. 유가족을 대리한 조승규 노무사(노무사무소 씨앗)는 20일 한겨레에 “회사 쪽 주장을 반박할 증언도 확보한 상태였지만, 회사 쪽이 반론을 제기한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해 반론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조만간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보험 급여 심사 과정에서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아 도마에 올랐다. 재해중장기추천주
자에게 제공해야 할 정보나 받아야 할 반론을 받지 않아 재해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공단 내부규정인 ‘요양업무처리규정’을 보면, 재해조사 담당자는 보험가입자(사용자)가 신청자와 반대 의견을 낸 경우 이 사실을 신청자에게 알리고 의견서와 제출된 자료 사본을 제공해야 한다. 향후 보험급여 지급 여이마트 주식
부를 결정할 때 근거 자료로 쓰이는 재해보고서에 양쪽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규정이다.
현실에선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조영훈 노무사(노무법인 오늘)는 “지난 2월 닭고기 가공업체에서 과로로 쓰러졌다며 70대 노동자가 요양급여를 신청한 사건에서도 공단은 사용자 쪽이 산정한 업무시간만 인정한종목리포트
뒤, 이를 재해자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4년차 노무사는 “공단 담당자가 스스로 보험가입자(기업) 의견서를 (재해자에게) 제공한 걸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용자 쪽은 공단으로부터 재해자가 제출한 재해경위서 등의 자료를 모두 확인하고 반론을 제기한다. 재해 업무 처리의 균형이 무너진 셈이다. 불승인 판정을 받은 재해자들은 재심을 신청하증권수수료
거나 수년이 걸리는 소송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공단은 일부 담당자의 업무 미숙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말한다. 공단 관계자는 “규정을 위반해 불승인이 나면 무조건 민원이 들어오는 탓에 자료 제공을 안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담당자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경각심을 고취시키겠다”고 말했다. 산재 피해자 대리 경험이 많은 박다혜 변호사(법률사무소 고른)는 “일부에 한정된 문제라기에는 부실 재해조사로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공단의 행정편의주의와 비밀주의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부 사례라고 단정할 게 아니라 전수조사를 통한 실태 파악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