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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15일 별세했다. 향년 67세.
이 위원장은 대전 출신으로 충남고와 충남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34회(1992년)에 합격했다. 대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공천에 탈락 우리은행 새희망홀씨 하자 자유선진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보수정당으로의 첫 번째 전향이다. 그리고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 이번엔 보수당을 등졌다. 그는 "자유선진당과는 본질적으로 맞지 않아 부딪힘이 있었고 힘이 들었다. 변화와 쇄신을 위한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으로 컴백했다. 19대 총선에서 역시 대전 유 펀드란 성구에서 3선 의원이 됐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법개혁특위 위원을 맡아 활약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4선(대전 유성구 갑), 2020년 21대 총선에서 5선(대전 유성구 을)에 성공했다.
이 위원장은 2023년 12월 다시 진보정당을 등진다. 그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사당화 주택매매계약 와 강성 팬덤정치로는 (당을) 고쳐쓰기 어렵다"고 일갈하며 당을 떠났다.
그리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손을 잡았다. "지금의 민주당은 민주당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보수진영으로 말을 갈아탔다. 앞서 두 번의 전향에선 배지를 지켰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2024년 22대 총선에서 텃밭인 유성 을에 아파트주택담보대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변화무쌍한 행보였지만 20여년 그의 정치역정은 줄곧 '반(反) 사당화'와 '충청권 확장전략'의 철학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전 유성에서 5선을 이어오며 충청권 캐스팅보트 지형에서 상징성을 가졌다. 원내에선 직설적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존재감을 보였다.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척수신경이 손상돼 합자회사설립 하반신이 마비됐음에도 재활치료를 병행, 변호사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휠체어를 타고 국회 문턱을 넘었다. 불편한 몸으로도 정력적인 의정활동을 이어갔다. 장애인 권익 법안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진 배경이다.
2005년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시작으로 장애인 고용촉진법 개정안, 장애인 연금법안,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등 그가 직접 혹은 공동 발의한 장애인 및 사회복지 관련 주요 법안만 줄잡아 10건이 넘는다.
국회 본청 출입구 경사로 확대나 내부 승강기 확충, 장애인용 화장실이나 상임위 단상 높이 문제 개선, 장애인 참관객 경사로 및 엘리베이터 동선 확보, 국회 배리어프리(장애인불편축소)TF(태스크포스) 구성 제안, 장애 및 질병 의원에 대한 화상회의나 원격투표 도입 주장 등도 그의 유산이다.
"정치는 약자 편에 설 때 존재 이유가 있다. 장애인 이동권은 시혜가 아니라 기본권"이라는 말을 남겼다. 언론 인터뷰에선 "교통사고 후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다. 장애는 내 삶의 일부이지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