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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의자/정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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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하심 작성일09-06-11 12:29 조회2,247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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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아버지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장소(직장)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 미안하게 생각도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돌아가신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그리운 사람.
무심함이 아니였음을..
그 마음을 나타내지 않으셨기 때문인것을...

아버지의 웃음. 혹, 어머니의 웃음의 몇 배쯤은 농도가 진하지 않을까?
울음은 열배쯤은 될까?


가정에서는 어른이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북극의 겨울을 늘 걷고 계셨다.....

 

 



 

아버지의 의자-정수라

       
그 옛날 아버지가 앉아있던 의자에
이렇게 석고처럼 앉아 있으니
즐거웠던 지난날에 모든 추억이
내 가슴 깊이 밀려들어요

언제였나요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여기 앉아서
사랑스런 손길로 나를 어루만지며
정답게 말하셨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 때 그 말씀이 들릴 듯 해요

이렇게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시며
어머니 눈시울은 젖어 있어요
아버지는 의자 하나 남겨 놓은 채
지금 그 어디로 떠나셨나요

여기 앉아서 나는 꿈을 키워 왔어요
아버지의 체온 속에서
따스했던 말씀과 인자하신 미소를
언제나 생각했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 때 그 모습이 보일 듯해요

 

 

 

댓글목록

박왕석님의 댓글

박왕석 작성일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곡이군요...아주 오랜 예전엔 무심코 들었었는데...지금 들으니 눈에선 나도 몰래 눈물이...뛰어난 형제들 중에서 항상 사고뭉치였던 나...세월이 흘러 나도 자식들을 키우다 보니,  멋진 건달이 되겠노라 고교를 세번 중퇴해 버리고 쌍절곤 휘둘고 다니던 나를 바라보던 부모님의 쓰라린 가슴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요...

얼마 전에 외가 역사책에서 10대 초반의 앳된 어머니 사진을 처음으로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저렇게  여리고 어여쁜 분이 나를 낳아 기르신 어머니라니...큰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났으나  무골호인이던 아버지를 만나 평생을 고생하신 것도 모자라 건달되겠다고 천방지축 날뛰던 자식...그런 자식이 정신차려 잘 성장한  모습도 못 보신 채 한스럽게 눈을 감으신 나의  어머니!

 비록 늦었지만, 한창 늦었지만 내 반드시 깨달음 얻어, 어머니를  고통과 한이 없는 좋은 세상으로 인도해 드리리라 발심, 또 발심합니다.

마하심님의 댓글

마하심 작성일

드라마 같은 님의 얘기를 읽으니 음악과 맞물려서 그런지 잠시 마음이 아려옵니다.
부처님과의 인연으로 발심,또 발심하시는 님의 모습에 두 분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시라 믿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십시오._()_

박왕석님의 댓글

박왕석 작성일

님께서 올려주신 이 노래...올 3월 들어 참선수행에 큰 진전이 있었으나 곧 만난 경계에 처참히 무너져 버린 이후, 잃어버린 목표를 바로 세워준 노래가 되었습니다.  님께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방황하고 길을 찾아 헤메던 던 중에 인터넷 불교TV를 만나게 되었고, 무여 큰스님의 감로수와 같은 법문을 듣게 되었고, 축서사를 알게 되었고, 오늘 우연히 이곳 들려 이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그만 눈물이 펑펑...

그간 절 밖에서만 맴돌았고 참선도 집 근처 산(불암산) 중턱 바위 위에서 홀로 해 왔는데 이젠 홈모하던 의상스님의 체취가 묻어있고 무여스님이 계신 그곳 축서사에서 해 보려합니다. 마하심님과 여러 선배도반님들! 많은 가르침과 경책 바랍니다.

조형합장^^님의 댓글

조형합장^^ 작성일

박선생님^^
먼저 인사 드립니다. 큰스님 화두까페 조형합장합니다...()...

형제들이 여럿있으면 꼭 한둘은 특이하게 나갑니다만 다른분들이 뛰어나니 일낼 사람은
당연히 박선생님의 차지였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언짢으시지 마시길...ㅎㅎ)

특히 쌍절곤 꽂힙니다. 저도 조금 휘둘러 보았던거라서요...장수옥 총재 시하, 김창선 총수님의 제자입니다.(그냥 웃으시면 되고요...)
멋진 건달이 되겠다고 하셨는데 부모님은 이럴때 많이 좌절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몸상할까가 가장 염려되었을테고
두번째는 제몫을 못하고 살까하는 염려...

더구나 어머님의 사진을 보신 심정엔 심금이 울리는군요.

마하님의 말씀마따나 드라마 같습니다. 지친 님의  여정이...

정말 다행합니다.
잘 성장하셔서 깨달음의 경지에까지 이르신다니...
그리고 이렇게 좋은 청정도량 축서사에 천연으로 발걸음 하신 점...

이 모두가 부처님의 은공으로 부모님께서 님을 위하여
노심초사 합장기도하고 계시다는 증거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우리모두 님의 회고로 알게된 인연입니다.
부디 깨달음 얻으시어 지금이라도 만년위패에 봉안하시는 복위자가 되시길
보광전 부처님께  오체투지로 절절히 발원올리는 바입니다.

님의 글을 접한 훌륭한 오늘 하루~
오늘만이라도  우리모두 부모님을 생각하는 날로  마음가는 곳곳에
태극기 휘날리기를 기원하면서..... 즐거운 오후 조형합장^^

조형합장^^님의 댓글

조형합장^^ 작성일

박선생님 아십니까?
참선수행 그거 아주 잘 되었네요^^
불암산이라니 더욱 반갑습니다. 우리 서울팀은  6월 참선법회에 참석하고자
6월 20일 토요일 오후 1시에 조계사에서 버스가 출발하여 잠실 롯데월드 시계탑앞에서
오후 두시에 축서사로 출발합니다. 매달 그러합니다. 세번째 토요일 기억하시고요...

사실 축서사 큰스님 화두까페에 가시면  상세하게 안내말씀 올려놓았지만
첫걸음 하시는 님을 영접하고자 이렇게....

우리 서로 좋은 훌륭한 도반이 될수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봅시다.
귓속말:  조형 일요일 불암산 자주 갑니다.  (마하심들으면 곤란하니 비밀을....ㅎㅎㅎ)

박왕석님의 댓글

박왕석 작성일

아니! 불암산 자주 오신다니...혹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거의 매일 석천암 바로 위 바위 위에 앉아 졸고 있는 모습을...그럼 불암산지기가 바로 조형님인가요?

6/20일 참선법회에서 뵈어야 겠습니다. 전 그 날 있는  친척 결혼식이 참석했다가 제 차로 가겠습니다. 나중에 조형님의 쌍절곤 시범도 한번 구경해야 겠습니다. 저는 이소룡의  쌍절곤 조금 흉내내는 아주 저급한 수준이구요...조형님! 6/20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