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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참선이 끝난 그 날 아침 큰스님을 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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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암 작성일10-03-03 10:23 조회1,952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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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단추를 누르면 큰스님 법문을 들을 수 있습니다>

 

20010년 2월 20일.

참선 철야 법회가 끝나고 아침 공양 후 무여스님의 친견 자리에서 우리에게 당부해주셨던 귀한 말씀을 정리한 것입니다.

큰스님의 자상한 말씀이 아침이 밝아오는 축서사의 정경과 함께 어울어져 가슴 속 깊은 곳에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도반님과 그 자리를 함께 합니다.

 

화두를 챙기는 습관을 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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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에 밤샘이 하셨죠? 좀 좋았어요?


선(禪)은 마음을 아주 편안하게 하세요. 마음을 고요하게 하면서 아주 편안하게 해요. 선이 혹 안되더라도 안된다, 좀 어렵더래도 어렵다, 괴롭더래도 괴롭다,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시고 마음을 늘 편안하게 해요. 안된다는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시고. 부정된 생각을 하지 마시고요. 늘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안되더라도, 어렵더래도, 힘드시더래도 이뭣고, 어째서 무(無, 없다)라고 했을까? 어째서 마삼근이라고 했을까? 하면서,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드세요.

 

두꺼비가 뭐 잡아먹는거 보셨어요? 두꺼비가 벌레를 잡아먹듯이 화두만 분명하게 아주 여법하게 그렇게 들어가요. 안되어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몸이 조금 괴롭더래도 괴롭다는 생각도 하지 마세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하는 시간은 늘 행복한 시간으로 생각하세요. 가장 좋은 생각,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화두만 분명하게 여법하게 들어가다 보면 이내 서서히 (화두에)빠지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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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우면 괴롭다, 잘 안되면 안된다, 좀 괴로우면 괴롭다, 힘이 드신다, 이런 저런 부정적인 그런 잡스러운 생각을 하면 정말 그런 것처럼 느껴져요.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약간 나사가 한두 개쯤 빠진 사람 비슷하게, 너무 꼭 조이지 마세요. 조금 헐렁한게 좋아요. 그러면서 화두드는 것만은 확실하고 분명하게 해야 해요. 그것만 확실하고 분명하게, 아주 여법하게, 아주 실답게, 그렇게 들어가면 이내 안정이 돼요. 여러분은 좀 꾸준하게 장기간 오랫동안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래요. 그것을 늘 관(觀, 바라보다)을 하세요.

 

그래서 일을 하신다던가, 직장에 가신다던가, 장 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가실 때라도, (화두공부를) 잘 못한다하더라도, 제대로 안된다하더라도 늘 잊지만 말아요. 그렇게 좀 애 쓰시면서 살아가면 마음도 편하고 설사 안되어도 안된다는 불안이 없어요. 그러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요. 자리가 완전히 잡혔다하면 이제 팔자 풀리는 거예요. 그냥 앉으면 그렇게 편해요. 뭐 옆집이 떠들어도, 이층에서 싸움하고, 주변에 불이 나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나도 내 마음은 그렇게 편해요. 그 복잡한 남대문 시장 한가운데 앉아서도 조용한 산중(山中)같은 기분을 느껴요. 그래서 주변에서 이런 저런 잡스러운 그런 말이 오가도 그런데 신경이 쓰이지 않아요. 그런 것은 나한테 조금도 해당이 안되고, 내 삶은 올곧게, 정말 바르게, 가장 좋은 깜냥으로 서서히 변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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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화두하시는 그 자체를 아주 다행스럽다, 복이 많다, 정말 좋은 인연이다, 그런 생각을 늘 하시면서 그렇게 잘 안되더래도 꾸준히, 좀 끈질기게, 좀 고집스럽게, 그렇게 해나가시면 서서히 좋아지고 달라져서 안정이 된 상태가 되면 참으로 보람을 느끼게 돼요. 그렇게 되면 인생 자체도 서서히 변해갑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뭐 이런 저런 이야기, 세상이 어떠니 (저떠니), 아니면 뭐 경제문제 이런 저런 어떤 이야기가 오가도 그런데 크게 동요됨이 없이 오직 자기의 마음은 고요하고 편안한 그런 상태가 됩니다. 어쨌든 가급적이면 좀 많이 앉아야 돼요.

 

경전에 보면 부처님도 시간만 있으면, 틈만 나면 앉으시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즉 선정을 많이 익혀야 돼요. 선정을 많이 익힌다는 것이 바로 가장 행복한 기분을 많이 느낀다는 거예요. 그러한 행복, (그러한)안락만 느껴도, 아주 대단한 경지가 안되더라도 마음이 편안하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그런 느낌이 돼요. 아주 맑고 활달한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자신을 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요. 그것은 화두가 본격적으로 되면 그렇게 멀지 않아요. 어쨌든 늘 시간이 좀 없더래도, 시간을 쪼개서래도 하려는 마음을 꾸준하게 잘 안되더라도 흉내만 내듯이 하더라도(주작화두래도) 그런 마음을 꾸준하게 내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시면서 언제래도 화두를 챙기는 습을 꼭 들이시기를 바랍니다.

댓글목록

마하심님의 댓글

마하심 작성일

호~~큰스님의 목소리를 안방에서 듣다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좋은 시절을 살고 있는 것인지,서암님의 기술이 좀 나아진 것인지...^^

서울 신도님들의 모습은 언제봐도 한결같이 편안해 보입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_()_

법융님의 댓글

법융 작성일

저기에 모습이 보이시는 불자님들은
공부가 익어 어느순간에 대오를 하실 분들이지요
말씀 한마디도 아끼시며
눈길 한번 주시지 않으시는 분들입니다
참선은 그렇게 하여야 한다는것을
많은 분들에게 몸소 보여 주시는 분들입니다.
확철대오 하십시요 ()

서암님의 댓글

서암 작성일

이번 일요일 큰스님께서 불교TV법회후 서울에서도 모임을 갖게 됩니다. 서울 신도회란 이름의 모임이 생길런지....기도해봅니다.

도현님의 댓글

도현 작성일

큰스님 육성을 정말 오랜만에  듣게 되네요... 여여하게 잘 지내시지요? 서암님